캐나다 집들에는 백 야드가 있다
한국과는 달리 캐나다의 주택들에 많이들 포함되어 있는 것들이 바로 지하실, 차고, 그리고 백 야드이다. 집 가격에 따라 지하실이 마감이 안 되어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 차고도 없는 경우는 있지만, 백 야드가 없는 주택은 본 적이 없다. 심지어 타운하우스에서 렌트로 살 때에도 백 야드는 있었다. 참고로 캐나다의 주거 형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전 글인 캐나다에서 집 살 때 알아야 하는 것들을 참고하자.
그런데 예전에 타운하우스에서 렌트로 살 때에는 백야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어차피 남의 집인데, 뭔가 제대로 세팅하기에는 돈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한국인답게 펜스에 빨랫줄을 걸어서는 그냥 야외 건조대로 사용했다. 이케아에서 야외 의자 테이블 세트(테이블 하나에 의자 두 개)를 할인할 때 한 35달러 주고 사서 잘 쓰기는 했지만, 햇빛 가릴 것도 없었고, 오래 앉아있으면 엉덩이가 아파서 잠깐씩 밖에서 밥 먹을 때에만 활용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때가 되었다!
백 야드를 활용할 때 고려할 것들
백야드를 활용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내가 과연 거기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다. 개인 취향에 따라서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은 좀 예산을 들여서 수영장을 설치할 수도 있을 것이며, 조경 쪽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은 정원을 예쁘게 꾸밀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사람 집은 어린아이들이 백 야드에서 노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여, 큰 미끄럼틀과 그네를 두어서 놀이터처럼 꾸미기도 했다. 그렇다면 캐나다에서 일반적으로 백 야드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지,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Foundation: 바닥을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백야드의 바닥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이다. 왜냐하면 대체로 이것이 돈 & 노력이 가장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백 야드 바닥에는 어떤 선택지들이 있을까?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시공이 저렴한 쪽은 잔디이다. 하지만 잔디는 유지비가 장난이 아니다. 잔디는 같은 면적의 수영장을 유지/관리하는 만큼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캐나다의 수도세는 전 세계 4위 수준으로, 한국보다 1.5배 정도 비싸기 때문에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또한 잔디는 매번 깎아줘야 하고, 봄마다 구멍 난 곳 새로 모종 뿌려줘야 하고, 할 일이 많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불호이다.
그 다음으로 저렴하면서도 관리 이슈가 적은 것이 자갈, 혹은 파쇄석이다. 캠핑장에 가면 가끔 바닥에 자갈들을 깔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 흙바닥에 비해 훨씬 깔끔하고 유지보수가 용이한 편이다. 가격 역시 저렴한 편인데, 홈디포 같은 데 가면 30kg짜리 한 포대를 한 $8 달러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백 야드에서 뛰어놀거나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라 생각한다.
이것 보다는 돈을 좀 더 쓸 상황이 된다면, 인조 잔디 역시 고려해 볼 만하다. 타일 형태로 되어 있어서 여러 개 사다가 조립만 하면 되기 때문에 셀프 시공이 간편하고, 잔디에 비해서는 유지 보수 비용이 절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이것도 괜찮은 선택으로 보인다. 비용은 저렴한 제품의 경우 30*30cm 인조잔디 타일 한 장이 한 $5 달러 정도에 살 수 있다고 나오니, 백 야드 넓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꽤나 저렴한 축에 속한다고 본다.
그 다음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콘크리트 및 타일 쪽이다. 솔직히 백 야드 전체를 콘크리트로 발라버린다면 더 이상 백 야드가 아니게 되어버려 집값 하락의 원인이 되어버릴 수도 있기는 하지만, 부분적으로 구역 및 용도에 따라 콘크리트를 잘 활용한다면 꽤나 고급진 백 야드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활용도가 좋고 비용이 비싼 것이 나무 데크이다. 물론 이것 역시 오래 사용하다보면 낡아지고, 교체 비용이 만만치는 않지만, 데크가 있으면 확실히 활용도도 높고, 유지 보수도 편한 편이므로 충분히 투자해 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예산 및 취향에 따라 바닥을 어떻게 할지 결정했다면, 벌써 절반 정도는 끝났다고 보면 된다. 이제 나머지 것들을 정하면 되는데, 이것들은 2편에서 마저 다루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