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이 문제다
얼마 전 미국에서 20달러 짜리 피자를 배달한 사람이 팁을 5달러 받은 것에 대해 "좋은 집에 살면서 팁은 별로네요"라고 불평했다가 해고당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배달비를 받으면서 팁 액수로 불만을 이야기 한 사람도 참 별로긴 하지만, 이게 또 뉴스에 나올 정도로 대단한 일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최근 북미 지역은 팁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중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팁이라는 것은 원래 서버들의 부족한 시급을 팁으로 채운다는 의미도 있고, 또한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현한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나름 낭만 있는 문화라 생각한다. 형편 없는 서비스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1센트의 팁을 남기고 가는 경우도 있다 들었다. 하지만 최근 무분별한 팁 강요로 인해 팁 문화 자체에 불만을 가지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식당에 앉아 서빙을 받은 것도 아닌데, 테이크 아웃이라던가, 키오스크 주문이라던가, 심지어는 드라이브 스루의 경우에도 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다 보니 이해가 가기도 한다.
얼마의 팁을 내야 하나?
아무래도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처음에는 팁을 내는 것에 대해 불만이었지만, 지금은 내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해두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등 테이크 아웃을 하거나, 프랜차이즈 패스트 푸드점을 이용할 때에는 팁을 주지 않는다. 그 외에 식당에 가서 먹는데, 서빙을 받았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15%를 준다. 실제로 테이블로 와서 오늘 식사 어땠냐, 부족한 건 없냐, 등을 물어보며 진짜 서빙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에는 20% 이상을 준다. 가끔 "현금 결제 시 10% 할인!"식으로 대놓고 현금 지불을 유도하는 가게가 있다면, 팁을 내지 않는다.
이게 대체 무슨 기준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라도 나만의 룰을 정해두지 않는다면, 나 같은 극 아싸에게는 외식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캐나다에서도 회식이 있나?
의식의 흐름대로 주제가 확 돌아간 느낌이 있지만, 회식도 외식이니 뭐. 어쨌든 캐나다 직장에서도 회식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있다. 있지만 많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한국 처럼 퇴근 시간 이후에 회식 같은 건 절대 없다. 적어도 나는 겪어 본 적이 없다. 회식을 한다면 무조건 점심 시간. 점심 시간에 회사 근처에 한 식당을 정해서 그곳에 다 같이 가서 밥을 먹는다. 그런데 주의할 것이 있다. 법카로 쏘고 그런 거 없다. 철저한 더치 페이인 것이다.
내가 코옵으로 일을 시작했던 회사에서, 캐나다에서의 첫 회식이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것을 먹을 지 고민하며 즐겁게 지갑도 놔두고 식당으로 갔다. 즐겁게 식사를 마친 뒤, 사람들에게 차례대로 돌아가는 카드 결제기... 당황한 나는 지갑을 두고 왔다고 했고, 팀장이 대신 내주었다. 물론, 사무실로 돌아가 바로 갚았지만, 꽤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런데 또 웃긴게, 다음 회사에서의 회식에서는 누가 갑자기 쏜 적도 있다. 무슨 특별한 경우였는지 아직까지도 의문이지만, 어쨌든 회식에서 돈을 안 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기는 했다.
바베큐 파티가 진짜 회식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것들 보다는, 매 년 여름이 되면 꼭 어디에서나 있는 것이 바베큐 파티이다. 컬리지를 다닐 때에도 그랬고, 회사에서 근무할 때에도 그랬다. 회사 차원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기도 하지만, 팀장급 이상이면 마치 의무적으로 그래야 하는 것처럼 매 년 한 두번 정도는 자기 집으로 팀원들을 초대에 바베큐 파티를 한다. 바베큐 그릴에 닭고기 스테이크, 햄버거 패티, 또는 비건들을 위한 다른 메뉴 등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이 때 샐러드나 디저트 같은 것은 자원자를 모집하여, 일종의 BYOB 파티를 하는 경우도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절대 화려하게 하지는 않는다. 주로 캔/페트 음료에 메인 디쉬, 샐러드, 디저트 정도로 단출하게 구성된다. 그렇지만 사전에 비건식이 필요한지, 특정 재료에 알러지는 없는지 등을 꼭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이 바베큐 파티는, 당연히 업무 시간 내에 이루어진다. 9시 부터 5시 까지 근무라고 하면, 보통 12시 부터 3시 정도 까지 파티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밤마다 술파티를 하는 한국의 회식과는 참 문화가 많이 다른 거 같다.
그러면 술은 아예 안 먹을까? 그렇지는 않다. 21세 이상의 G 등급 라이센스를 가진 사람의 경우, 무려 혈중 알콜 농도0.05% 까지는 운전이 합법이다! 꽤 충격적인 사실이기는 한데, 언제 기회가 된다면 운전 면허 관련 내용도 써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