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바로 얼마 전 한국에서는 수능 시험이 있었다. 그 이후 수능에 대한 다양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는데, 그중 유달리 나의 눈길을 끄는 영상이 있었다. 그건 바로 일본의 격차세습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글은 유튜브 채널 EBS Documentary를 통해 공개된 영상의 내용을 일부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영상은 2017년 5월 30일에 방송된 <다큐프라임 - 대학 입시의 진실 5부 교육 불평등 연대기>의 일부라고 한다.
격차세습이란 무엇인가
격차세습이란 말 그대로 사회적인 격차(格差)가 자식들에게 세습(世襲)된다는 의미이다. 세대가 거듭되면서 부자의 자식들은 부자로 살고, 가난한 사람들의 자식들은 가난하게 살게 되는 현상이 일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장 큰 원인을 꼽는 것이 교육 제도이다. 특히나 입시의 형태가 바뀌면서 면접이나 봉사 활동 경험, 그리고 학교 성적 등 많은 것들이 입시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데, 그 결과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학력이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학습에 대한 비용, 그리고 부모의 교육에 대한 관심의 차이에서도 기인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돈이 있어야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그 결과 더 좋은 학력을, 그리고 더 좋은 학력은 더 좋은 직업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개개인의 지능에 차이가 없다는 전제 하에 부모의 재력은 정보의 격차, 그리고 교육 수준의 격차를 야기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 빈곤의 재생산을 초래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 국민들의 의식에서도 격차가 나타나고 있는데, '자신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강한 자신감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상속 부자는 47.3%인 반면, 비정규직 2세는 9.4%에 그쳤다. '노력은 반드시 보상받는다고 믿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은 상속 부자의 경우 61.4%에 달한 반면, 비정규직 2세는 26.8%에 그치며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또한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것은 사회의 책임이라기 보다 자기 책임이다'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은 상속 부자의 52.2%인 반면, 비정규직 2세는 9.8%에 불과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일본에서는 빈부 격차를 역전할 기회의 평등이 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각각 74.1%, 23.2%로 마찬가지로 큰 차이를 보였다.
계층 이동의 통로가 막히면 젊은이들은 의욕을 잃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일본에서는 니트족이 늘어나고 있다. 몇 년 후의 미래에 대해서는 걱정하기 보다는 그저 하루하루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젊은이들이 오늘도 넷 카페와 편의점을 전전하며 살아가고 있더.
한국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똑같이 하위권의 성적이라도 고소득층 자녀가 저소득층 자녀보다 4년제 대학에 진학한 비율이 17%나 높다. 대학별 저소득층 학생 비율은 대략 10% 남짓. 이른바 SKY라 불리는 명문대에서도 소득 최상위층 학생들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부모의 소득이 자녀의 학력으로 이어지고, 격차는 세습된다.
요즘 한국의 젊은이들은 소위 "MZ세대" 라는 용어로 정의되면서 그저 건방지고 열정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들은 쉽게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고, 자신만을 소중히 여기며, 업무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처럼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려 포기를 할 수밖에 없는 세대들이다. 이들에게 희망이란 없다. 열정을 바쳐 회사에 충성한다고 해서 집 한 채 살 희망조차 없고, 부모의 가난은 자신을 통해 자식들에게 세습될 상황이라 결혼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미치 고착화되어 버린 격차를 벗어날 방법은 나날이 줄어들고만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절은 이제 없다. 그리고 그 결과, 한국에서도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아이들을 위해 캐나다를 선택한 이유
캐나다에서는 한국과 달리 수능 시험 망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지 않는다. 대학 입학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도 당연히 한국 처럼 부모가 과외를 붙여가며 명문대 입학을 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졸업은 순전히 학생들의 몫이다. 그래서 대학 입학 인원에 비해 졸업 인원이 압도적으로 적으며, 이 부분은 결코 부모의 재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또한 캐나다의 대학은 그 역할이 철저히 나뉘어져 있다. University는 조금 더 순수 학문에 집중하는 반면, College의 가장 큰 목적은 취업이다. 그렇기에 직업의 귀천을 나누는 풍조도 거의 없다. 한국에서는 '공부를 못하면 기술이나 배워라'며 무시당하는 직업들이, 여기서는 고수익의 선망의 직업이 된다. 그리고 그 결과, 격차의 세습은 일어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 수준의 삶을 영위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한국이 아직도 치르고 있는 이 기형적 급성장의 대가는 과연 언제쯤에나 끝날 수 있을까?